[펌] 웹연갤 하다가 모은 유동팁모음
1. 문장당 분씩걸리는게 정상이라고 보냐?
Q.
평균 몇분씩 걸림.
그렇다고 아주 만족스럽거나 다른 작품보다 나아보이지도 않음.
ㅠㅠㅠ
A.
'나는 예술을 하는 것이 아니다.' 이거 명심하고 쓰면 좀 덜해짐. 지금 잘 쓰고 싶은 마음에 문장 쓸 때마다 자기검열해서 그럼.
문장보다 재미있는 사건과 흥미로운 전개를 떠올리는것에 의식적으로 집중해보시면 좋더라고요. 문장 맞춤법 대사 지문 비율 이런거 아예 신경쓰지 마시고 짜놓은 플롯대로 뼈대가 되는 글의 골격(?)을 먼저 무지성으로 쭉 써놓고, 세부적인 문장이나 글의 리듬은 나중에 손보는거죠. 서순도 그때가서 바꿔가면서요. 개인적으로 이런식으로 1차적인 틀을 뽑아내는 작업을 할때는 눈을 감고 써보면 더 좋습니다. 문장이 안보여서 신경이 덜가거든요. 쉽게 말해 '재료를 먼저 뽑아놓는다' 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하시기 편하실거에요. 머릿속에서 보이지 않는 상태로 생성 조합 공정 배출 자리배열까지 한번에 하는것보다, 그냥 원재료를 주르르르 나열해놓고 눈으로 보면서 모양도 조각하고 퍼즐맞추듯 서순도 조절하고 지문 대사비율도 조절하고 톤도 맞추고 그런식으로 작업하는게 훨씬 효율도 좋고 시간도 절약되고 퀄도 낫더라고요.
2. 1인칭으로 캐빨이 왜 어렵냐 하나도 안 어렵다
지금까지 나온 무수한 라노벨들 태반이 1인칭임
'상대 심리를 묘사 못하는데 어케 캐빨하냐' 싶을 수 있지만
1인칭이지만 실제론 상대의 심리가 엿보이게 서술하면 됨
이를테면
'그녀는 약간 초조한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손가락을 꼬물거렸다'
이제 실제 초조해서 그런 건지 아닌 건지 사실 정확한 묘사는 아니지.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이 아니잖아
근데 읽는 독자는 "아 지금 저 캐릭은 초조해하고 있구나"라고 다 알아먹음.
"실제 초조한 게 아닐 수도 있지 않나요?"하고 태클 거는 이상한 사람 없음
Q : 표정 변화가 없는 쿨데레 캐릭은요?
별 차이 없음
1)
"그...래. 알았다."
평소와 같은 무뚝뚝한 표정이었지만, 약간이나마 더듬는 말투에서 살짝 초조해하는 그녀의 심정이 엿보이는 듯했다
2)
그녀는 마시던 찻잔을 그만 쓰러뜨렸다.
"으음. 내가 이런 실수를."
확실히 평소의 그녀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본 그녀는 단 한 번도 당황하거나 초조해한 적이 없었으니까.
그런 그녀가 지금 이런 모습을 보이는 까닭은 하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난 알아요"식이나 행동거지로 얼마든지 서술 가능함
1인칭으로도 얼마든지 캐빨 가능하다
3. 1인칭이 쉬운 사람과 3인칭이 쉬운 사람
1인칭이 쉽다면
너는 주인공 중심의 서사 방식에 강점이 있다는 뜻임
조연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중요치 않음
웹소설 작가가 주인공 위주로 생각할 수 있는 건 엄청난 장점임
주인공이라는 인물 하나의 서사와 감정
독자가 이입할 주인공의 일대기가 이미 머릿속에 기준임
주의할 점은
사건에 몹시 신경을 써야 함 (혼자 생각하고 해결해야 하니까)
사건을 풀어가는 방법이 너무 단조로울 가능성이 있음
주인공이 아주 특수한 사상을 갖고 있지 않아야 함
또라이에겐 정상인인 너와 독자가 이입하기 어려우니 3인칭이 나음
그래서 오히려 주인공의 캐릭터성 자체는 약할 수도 있다 (최대한 평범해야 이입하기 좋으니까)
또한 조연의 생각을 나타낼 수 없어서 독자들이 고구마로 여길 수도 있음
많은 1인칭에서 주인공에게 남의 특성을 읽는 능력이 존재하는 이유다
(그런 능력이 없다면 반응이 단순한 조연으로 채우거나 비밀스러운 조연을 연출할 수 있음)
조연의 반응으로 주인공 띄우기가 어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함
무거운 주인공이 1인칭 쓰면 너무 피폐해짐
3인칭이 쉽다면
나무보다 숲을 보는, 상황을 전체적으로 보는 사람임
머릿속에서 인물이 아니라 장면을 그리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배경이나 세계관 등의 설정에 어떠한 특이성을 줄 때
그 세상에 빠져들 수 있게 만드는 강점이 있음
소설 속 다른 세상에 빠져드는 것도 일탈의 카타르시스를 준다
살아오면서 영상물을 많이 접했을 가능성이 있음 (웹툰화도 더 편함)
모순적인 것 같지만 인물 대신 장면을 그림으로써
주변인과의 관계를 비롯한 감정선과 티키타카, 캐빨에 강하다
1인칭만으로 캐빨 뽑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조연 시점이 필요한데 이거 많이 넣으면 몰입 훅 간다)
1인칭에 썼듯이 주인공을 아주 독특한 캐릭터를 구상해냈다면 3인칭으로 가자
현판의 경우 세계관의 특이성이 적어 3인칭의 장점이 줄어듦
(전문직 같은 현실비중이 매우 높은 현판의 경우 1인칭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런 사람은 주인공이 혼자서 무언가를 했어도
주변인의 생각과 반응을 안 쓰자니 몸이 비틀어질 때도 있음
조연을 통해 주인공의 비범함을 표현하기 굉장히 편리함
주인공의 비중이 위태롭지 않게 신경 쓰자
문피아 대세가 현판이라 순위권에 1인칭이 많다고 생각한다
당연한 말도 있을 거고 틀린 말도 있을 거다
대충 봐줘라
4. 글 쓰면서 개인적으로 느낀점.
1.완결 후에 실력이 좋아짐.
2.힘들어도 펑크를 내면 안됨. 죽을거 같은때가 온다. 견디면 연독이 유지되고, 뇌절치면 떨어지는 구간을 기억해두어야함.
3.연독방어는 연참이 최고.
4.비축분의 중요성: 소설을 밀도있게 쓰려면 비축분이 있어야 함. 단타치기로 쓴다는건 매우 힘든일.
5.자료조사: 작가의 글에는 일정 패턴이 있음. 안하면 자가복제함. 열심히 공부를 하자. 성적 좋은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꾸준히 읽어야함.
6.운동 꼭 해야함. 체력이 좋아야 글을 오래 씀. 아프지 않아야됨.
7.같은 장르를 계속 써야 성적이 유의미한 상승폭을 보여줌.
8.슬럼프 오면 뇌 환기으로 다른 장르를 쓰자.
9. 성적 상승은 계단식
10. 신작쓸때 기본적으로 3,4번은 접는다고 생각을 해야함.
5. < 캐릭터 소설 쓰는 법 (오쓰카 에이지) > 에서 발췌
주인공은 무언가가 ‘모자라’고 그걸 ‘되찾는다’는 ‘목적’이 있다.
이 당연한 진리를 절대 잊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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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신인상 심사평 중에 주인공의 행동 원리가 일관되지 않다는 지적이 자주 나오는건,
주인공이 ‘모자라는 것’(돈이든 사랑이든)을 손에 넣기 위해 ‘시련’에 도전하다가
’모자라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주인공도 작가도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re: 글 읽다가 어느순간 아, 좀 지루하네..하는 경우가 주인공 목표가 희미해지고, 지금 눈앞의 사건에 과몰입하기 때문임.
6. < 스토리 메이커 (오쓰카 에이지) > 에서 발췌
적이란 ‘주인공과 반대 방향에서 자기실현을 이루는 캐릭터’다.
<스타 워즈>에서 다스베이더가 적인 이유는 악의 제국을 만들려고 했기 때문이 아니라
‘제다이 혈통’으로 태어났으면서도 제다이가 되지 않고 다크사이드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이야기 구조가 통과의례와 평행관계인 이상, 결국 넓은 의미에서의 이야기는 모두 ‘자기 실현’ ‘자아찾기’다.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이 이루고자 하는 자기실현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또한 주인공의 자기실현을 말하자면 ‘다크사이드’로 끌어당기려고 하는 인도자 역할이 바로 적이다.
7. 니들이 착각하는 원패턴
흔히 괜찮다고 말하는 원패턴
같은 시련 보상이더라도 장소나 상황 계속 바꾸고 인물들 바꾸고 주인공 파워밸런스 조절해서 독자들이 그 보상을 진짜 보상처럼 느끼게 만들어주는 원패턴
보통 망생이들이 원패턴으로 생각하는 거
레이드물에서 이미 만렙 찍은 주인공이 던전 돌고 몬스터 잡고 보상 받고(주인공에게 아무 쓸모 없음 만렙 찍어서) 25화쯤에는 대충 다 써먹었는데 그 다음 내용 생각 안 나니까 다시 던전 돌고 몬스터 잡고 보상 받고 반복 주인공은 목적도 달성됐고 레벨 오를 것도 없고 지구 최강자인데 자꾸 말도 안 되게 억지 시비만 걸려옴
그거 깨부숴봤자 아무런 사이다도 없음 주인공 길가다가 개똥 밟아서 개 때리면 그게 사이다냐 불쾌한 고구마지
보통 원패턴도 전자는 괜찮은데 망생이들은 후자로 알아듣고 썼다가 쟤도 원패턴인데 왜 나만 망해 이럼
8. 갱킹 이론. 웹소설과 탑라인.
탑에서 버티고 있는데 갱 간다며 핑 겁나 찍는 우리 정글러...
심지어 상대 정글러보다 3렙 높은 상태...
사실 이 기다림의 순간 자체가 행복롤임.
못따고 끝나더라도 괜찮음.
따면 더 좋고.
요지는 갱오는거 기다리는 과정이 롤의 전부임.
불리하던 라인전, 미니언 다 박히는 라인 회복의 기회.
웹소설도 마찬가지.
적을 터트릴 "예정"이라는 걸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주는 게 중요함.
독자는 사이다 자체보다는 사이다를 위한 과정에서 행복을 느낌.
그리고 과정이 흥미진진하면 사이다는 자연스럽게 나옴.
이거야 많은 기성들이 말했던 기대감 이야기고...
내가 진짜 말하고 싶은건 안좋은 상황의 예시임.
030 트페가 핑 찍더니 궁키고 상대 레넥 앞으로?
숨만 쉬라고 했는데 숨쉬다가 죽는 바텀듀오?
전부 기대감에 어긋나는 장면들임.
물론 롤에서는 심심찮게 벌어짐.
그렇지만 내가 쓰는 글은 안 그래도 되잖아?
판을 짜는 것도 나고 아군도 적도 내가 컨트롤하니까.
여러분들.
자신만만해하는 10/0/10 리신을 떠올리세요.
갱 성공의 여부(충분한 보상,사이다)도 중요하지만
'용의 분노 준비됨!' 을 연타하는 리신을 보면 충분히 즐겁습니다.
핑을 최대한 많이.
그리고 잘 찍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