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농담 글이었는데 실제 팁이 아니라서 불만이신것 같아 진짜 연독 팁 올림

출처:https://m.dcinside.com/board/tgijjdd/555100

사실 분량 이야기는 '나는 이만큼 쓴다'라는 자랑이라기보다는 야금 야금 늘려쓰다 보니까 


어느새 7500자를 써도 나 스스로가 '어? 오늘 분량 좀 적은거같은데?' 


라고 생각하는 병신 개 삽질을 해서 지금 화당 분량이 거의 8500~10500자에 육박하게 된거라


일종의 자학개그 같은 느낌으로 올렸던 이야기였음.



한번 패턴이 저렇게 굳어지니까 이제 양을 도로 줄이면 욕먹을까봐 무서워서 못줄이겠더라.


양이란건 늘리기는 쉬워도 도로 줄이기는 어려운 거니까 나같이 바보같이 연재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음.


가급적이면 5500자로 깔끔하게 칠 수 있으면 그렇게 하는 게 베스트라고 생각함.




여기서부터는 진짜로 내가 300화 가까이 연재하면서 1600 전환한 작품을 24시간 1300 이상으로 계속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적어보려 함.


뭐 사람마다 맞는 스타일이 있는거고 이건 내 방식이니까 무조건 이렇게 하면 된다는 의미는 아님.


다만 내가 글을 쓰면서 반드시 지키려고 노력하는 몇 가지 원칙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음.




1. 승전결기


이건 나도 웹 연갤에서 다른 작가님한테 조언 받고 깨우친거임.


그리고 웹 연갤에서 떠도는 수많은 팁 중에 나한테 가장 도움이 되었던 팁이고.


그리고 내 작품의 화당 분량이 병신같이 늘어난 원인이기도 함.



기본적으로 1화의 구성을 할 때 나같은 경우는 끝에 반드시 훅을 주고 끝 냄.


그건 다음화 전개의 예고편같은 느낌일때도 있고, 충격적인 반전 전개의 맛보기일수도 있음.


아무튼 임펙트 있는 대사나 문장으로 끝마치거나 무언가가 시작된다는 늬앙스를 주면서 1화를 마무리하는데


그게 잘 먹히면 그 화의 댓글은 대부분 다음 전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게 되어있음.


그리고 다음 화를 시작할 때 보통 5천자 분량을 할당해서 전 화에서 언급한 떡밥을 마무리 하고 임펙트 있는 연출을 준 후에 


다음 떡밥을 준비하는데 3천자 가량을 할당함.


그걸 5500자에 맞춰서 하는게 진짜 대단한건데 아직 나는 그 레벨이 되지 못해서 나한테는 벽이 좀 높다고 느끼는 중임.





2. 독자가 원하는 전개에서 벗어나지 마라.


장기 연재를 하다보면, 특히 50화 단위로 미리 준비했던 메인 떡밥이 해결되면서 전개가 붕뜨게 되는데, 


이걸 커버한다고 아예 다른 장르로 전환하거나 아니면 소재 자체를 바꿔서 전개하면 안 됨.


애당초 내 글을 따라오는 독자들은 지금까지의 내 글이 마음에 들어서 이 작품을 계속 읽으려는거지


내가 쓴 다른 전개가 보고 싶어하는게 아니거든.


전개나 소재의 드리프트는 도박수임.


잘 먹힐때도 있지만 안 먹힐때도 있지.


난 지금까지 쓰던 패턴이 도저히 커버가 안될 것 같아서 드리프트를 2번 시도했고 전부 실패했었음.


그래서 2번이나 5화 분량이 넘는 분량을 전부 리메이크하면서 전개했던 내용을 바꿔서 독자들이 원하는 내용으로 수정했었고.


연참으로 빠르게 넘어가는 방법도 있는데 독자는 기본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에서 싫어하는 전개가 끼어있는 걸 좋아하지 않음.


그냥 계속 좋아하던 패턴이 다양한 연출로 전개되는 걸 원하지.


장기 연재라는건, 말하자면 한 가지 소재를 가지고 하루 5500자 분량씩 300일 넘게 계속 재미있는 썰을 푸는 거랑 비슷함.


당연히 그 소재에 대해서 작가 스스로가 그정도 썰을 풀 정도로 잘 알고 그 소재를 좋아해야 그런게 가능한거고.


막연히 아 이거 재미있겠다. 이런 장면을 표현하고 싶다 라는 느낌으로 접근하면 그게 떨어지는 순간 말문이 막히게 됨.


그걸 강제로 뚫을 수 있어야 장기 연재가 가능한거고 그게 안되면 드리프트 치다 독자 떨어져 나가는 거지.




3. 빌드업.



난 빌드업이 웹소설의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생각함.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게임 문명을 할때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됨.


피라미드 개발이 끝날때쯤엔 두턴만 지나면 증기기관 연구가 끝나고 또 거기서 두턴만 지나면 만리장성이 완성되는거지.


그리고 그게 가능하려면 피라미드를 건설하고 있는 도중에 이미 증기기관과 만리장성의 연구를 눌러놔야함.


물론 작가 입장에서 나중에 내가 컨트롤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떡밥을 마구 뿌리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음.


그러니 확실하게 전개가 머리속에 잡혀있는 떡밥만 던지고 싶을수도 있고.


근데 그런 부담을 버리고 독자가 좋아할 만한 전개상의 떡밥을 마구 뿌리고 자유롭게 회수할 수 있어야


하나의 떡밥을 완성한 이후에도 계속 이야기를 흥미롭게 이끌어갈 수 있음.


가끔 보면 독자가 작가보다 작가가 뿌린 떡밥을 더 잘 기억하고 있을때도 있고.


예를들어 무공을 수련하는 파트라고 하면, 주인공이 수련동에서 노고수에게 갈굼받으며 수련하는 도중에 책 한권을 발견하는거지.


그리고 작품 내에서는 절대자처럼 보이는 스승에게 그 서책의 내용에 대해 물으면 고수는 이렇게 답하는거야.


"그건 내가 젊을 적 만났던 한 기인이 내게 넘겨준 서책이다. 그 책을 받고 나서 수십년간 그 서책의 비밀을 밝히려고 노력했지만, 단 일할밖에 해석할 수 없었지."


그럼 독자는 이렇게 생각함.


'아, 저걸 전부 해석하면 지금도 먼치킨인 저 스승보다 주인공이 더 세지겠구나.'


물론 지금 주인공의 수준으로는 그 서책의 한글자도 이해할 수 없기에 주인공은 그 서책을 기억에서 지워버려.


하지만 독자들의 마음 속에는 그것은 주인공의 벽을 넘을 수 있는 종결 떡밥으로 깊이 각인되는거임.


그런식으로 하나의 전개를 해결하는 와중에도 끊임없이 떡밥을 던져줘야함.


주인공의 성장은 한번에 하나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트리가 복합적으로 동시에 진행되어야하는 거라고 보면 됨.





4. 나비 효과



그것이 작은 떡밥이든 큰 떡밥이든, 주인공의 성장에 따라 주인공의 행동은 세계관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침.


그걸 매번 잘 표현해 주는게 중요함.


쉽게 말하면 일종의 '리워드' 같은 거임.


주인공이 뭔가를 해냈다.


그럼 그걸로 인해서 주변인들의 인식이 변하거나 아니면 주인공을 보면서 하는 심리묘사등을 통해서 주인공의 위치가 어떻게 바뀌었는 지 보여줘야함.


그렇다고 그게 너무 뻔히 반복되어서는 안되고, 계속 변화를 주면서 재미를 바꾸어나가야지.


나같은 경우는 게임 제작물을 연재중이기 때문에 주인공이 게임을 발매한 이후의 유저 피드백을 리워드로 많이 사용하는데,


때로는 유명한 게임 유튜버의 말투를 따라해서 유튜브 내용을 보여주기도 하고,


때로는 게임 뉴스에 대해 소개하는 라디오 방송을 보여주거나


주인공이 운영하는 회사 게시판에 팬들이 올리는 커뮤니티 글을 보여주기도 함.



그런 피드백과 리워드가 구체적으로 주인공이 한 행동이 세계에 끼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봄.


무엇보다 '우왕 주인공 개쩔어'라는 내용으로 1화 분량을 날로 먹을 수 있다는 강력한 장점이 있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위의 내용은 내가 한화 한화 스토리를 결정하면서 반드시 고려하는 사항임.


그리고 난 그런식으로 300화 가까이 연재하면서 지금의 연독을 유지할 수 있었고.




물론 앞에서도 말했듯 난 현판 게임제작물을 연재하는 작가고 작품마다 필요한 노하우는 전부 다르다고 생각함.


그래도 내가 웹연갤에서 배운 '승전결기'의 노하우가 내가 작품을 쓰는데 있어서 절대적인 가치관이 되었던 것처럼


지금 내가 올린 이 허접한 팁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여기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유료화가고 싶어하고 글먹이 꿈인걸 잘 알고 있음.


나도 올해 초까지 비슷한 입장이었으니까.


게다가 나같은 경우는 58화까지 투베 문턱도 못 두들기고 있었고.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글먹 보다는 나 자신이 성장하는게 중요하다고 믿고 노력하니까 어떻게든 되긴 하더라.


중요한건 내가 성공한 작품을 쓰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성공한 작품을 쓸 수 있는 작가로 성장하는 거라고 생각함.



소재는 잠깐이지만 실력은 영원한거니까.



다들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 얻었으면 좋겠음.




내가 유료화 직전까지도 확신을 얻을 수 없어서 방황하고 있을 때, 


웹 연갤러들이 댓글로 '작품 재미있으니까 계속 밀어부쳐라'라고 달아준 댓글이 정말 힘이 됐거든.


내 허접한 팁글이 누군가에게 그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건 정말로 행복한 일일거라고 생각한다.



다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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