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연독률 지키는 기본적인 팁

https://m.dcinside.com/board/tgijjdd/621764

모든 작품에 해당되는 건 아니고, 대부분의 작품에 해당되는 팁임. 비율로 따지면 90퍼? 95퍼정도? 보통 독창적인 세계관을 쓰는 작가들(ex:후로스트, 검미성)이 여기서 다소 자유로움.

연독 꼬라박았다는 애 있어서 써본다.

웹소의 연독률을 지키는 방법은 뭘까?

간단하게 생각하면 독자가 다음 편을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많이 읽었으니 이제 그만 읽어야지'라는 생각이 안 들게 만들면 연독률을 지킬 수 있다.

하지만 이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웹소를 처음 접해본 사람이라도 그냥 다음 편이 궁금하게 쓰면 된다는 것 정도는 다 아니까.

그렇다면 다음 편이 궁금하게 만드는 법은 뭘까?

절단마공, 매력 있는 캐릭터, 참신한 사건, 다 좋지. 다 좋은데 그보다 먼저 기본이 되는 게 있다.

그게 바로 작품의 방향성을 초반에 보여주고 계속 그 방향성을 유지하는거다.

비가 작가의 화산귀환을 예시로 들어보자.

화산귀환의 1화, 화산의 최고 고수인 주인공은 천마 모가지를 썰고 죽는다. 그리고 백년이 지난 시점에 환생을 하게 되지.

이때 주인공은 환생하자마자 천마가 죽은지 100년이 지났고 화산이 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면 발생하는 기대감은 뭘까?

->환생한 주인공이 화산을 일으키겠구나!

라는 기대감이 주다.

실제로 화산귀환은 초반부를 이 기대감 하나로 멱살 잡고 끌고 간다. 그리고 그 기대감이 루즈해질 때 쯤, 그러니까 너무 원패턴이라고 생각하게 될 때 쯤 여태까지 쌓아올린 캐릭터의 매력으로 수명을 확 연장시키지. 그렇다고 나중가서 이 기대감이 사라지느냐?

그건 아니다. 결국 모든 행동이 '화산을 일으키기 위한' 행동으로 귀결되니까.

다른 작품을 예시로 들어보자. 최근이라고 보긴 그래도 두어달정도 지났지만 문피아에서 유료갔던 천마님 안마하신다를 예시로 들어볼까.

이 작품은 나오는 내용이 항상 같다. 천마가 안마를 하고->안마받은 사람들이 그로 인해 고질적인 어떤 문제들을 해결하며->그로 인해 천마의 명성과 사회적 입지(주변인들의 평판, 명성 등)이 올라간다. 이 과정을 굉장히 부드럽게 써낸게 천마님 안마하신다지.

원패턴이다. 그 부분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이 나쁜 것이냐 하면 그건 아니다. 왜냐면 독자들은 그 패턴이 싶어서 다음 화를 누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에피소드에서 독자가 재미를 느꼈다면 독자는 다음 화에서도 이 재미를 느끼길 원한다. 물론 똑같은 내용이 계속되면 질리게 되겠지. 하지만 같은 방향성 안에서도 충분히 다른 내용은 나올 수 있다. 전독시가 매일같이 구원튀 원패턴이라고 까이면서도 연독은 굉장히 높게 나왔던 것처럼, 작품의 방향성이라는 건 이만큼이나 중요하다.

아포칼립스물이 재미가 없어지는 건 언제인가? 아포칼립스가 아포칼립스가 아니게 되었을 때다. 독자가 기대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나 아포칼립스의 형식을 벗어났을 때 아포칼립스물은 재미가 없어진다. 애당초 아포칼립스물의 배경만 따오고 처음부터 방향성은 다르게 가는 작품들은 빼고.

다른 장르를 예시로 들어보자.

힐링물의 연독률이 떨어질 때는 깊은 갈등이 나올 때다. 힐링하고 싶어서 보는 작품에 큰 갈등이 나오면 연독은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왜냐면 나는 그런 걸 보고 싶어서 이 작품을 보는 게 아니니까. 그런 고민과 갈등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이 작품을 보는 거니까. 또 망나니물을 예시로 들어볼까?

망나니물의 연독이 떨어질 때는 더 이상 주인공이 주변인들에게 망나니가 아니게 되었을 때다. 주인공을 향한 모든 오해가 풀렸을 때 망나니물은 연독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괜히 많은 작품에서 계속 주인공을 망나니인 상태로 끌고 가는 게 아니듯이. 작품의 아이덴티티를 상실하는 거다.

결국 자기 작품의 방향성을 놓치면 연독은 떨어진다. 그리고 아주 많은 작가가 자기 작품의 방향성을 헷갈린다. 이렇게 팁글 싸는 나도 정작 내 글을 쓰다 보면 방향성을 헷갈릴 때가 더러 있고.

그래도 방향성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쓰는 것과 고민하지 않고 쓰는 건 큰 차이가 있다. 그러니까 자기 작품의 방향성이 뭔지, 독자들이 내 글에 기대하는 핵심이 뭔지를 계속 생각하면서 쓰면 좋다.

당장 재밌는 것만 짜내려고 생각하지 말고 여태껏 써왔던 내용이랑 합치되는지를 고민하라는 뜻임. 단발적인 재미는 오래 못 간다.

추신으로.

위에서 적어놓은 작가들(검미성 후로스트) 같은 경우엔 그 매력적인 세계관 자체가 방향성으로써 기능하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 아니면 내가 읽어내지 못했을 뿐 분명히 작품 내에 방향성이 있는지도 모르지.

하여간 난 저런 글은 못쓰겠다. 독창적인 취향을 가지면서도 대중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건 대단한 거라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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