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무림전] 12화

나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며 생각했다.

 

‘생각보다는 꽤.. 정상적이군.’

 

마치 평범한 단독 주택 같았다.
책장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빼면 지극히 평범한 건물이었다.
특이한게 있다면 책장에 꽂힌 책 위에 먼지가 하나도 없었다.
먼지가 내려앉기 쉬울 텐데도 그러했다. 

 

나는 도사를 따라 응접실에 도착했다.
그가 말했다.

 

“자, 앉으시오. 뭐를 마시겠소? 커피와 녹차가 있소.”
“물로 부탁하오.”

 

그는 찻잔에 물을 조르륵 따라 내게 건넸다.
그러고는 빵 봉지를 뜯어 절반을 뚝 떼어 내게 건넸다.

 

“드셔보시오. 생각보다 맛있소.”
“...”

 

나는 말없이 건네받았다.
생각보다 맛있었다.
우리는 빵 한 개를 금세 해치웠다.
도사가 내게 물었다.

 

“좀 더 드시겠소?”
”난 괜찮소.“

 

도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에스프레소를 진하게 내려 마셨다.

그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커피를 마셨다.
이따금 창밖을 바라보기도 했다.

그는 현수막에 어지럽게 적힌 말들을 일절 꺼내지 않았다.
나도 그런 말들을 꺼내지 않았다.
그것이 그와의 첫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