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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무림전] 18화

미주무협/[나스닥무림전]

by 전생검신 2025. 5. 2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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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앗-!

 

무언가 번쩍했다.

피 관주는 마치 강신(降神)이 풀리기라도 한 듯

헐떡이며 말했다.

 

"헉, 헉... 어땠소.. 도움이 됐소?"

"새로운 세계를 마주한 기분이군."

 

정말 그랬다.

나 혼자서는 힘든 일.

나 자신을 마주하는 일.

평생 하지 못할 수도 있는 일을 30분 만에 해치워버린 것이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도움이 됐소. 그러나 문제가 있소."

"문제라면 어떤..?"

"그대의 추론은 합당하오. 틀린 구석이 없소. 마치 발가벗겨진 기분이군."

"으음.. 그대를 곤란하게 만들고 싶진 않았소만.."

"나무라는게 아니오. 문제는 내게 있소."

 

관주는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내가 말했다.

 

"아무리 나를 잘 알아도, 스스로 바뀌는 일은 잘 일어나지 않소. 애초에 인간은 변화하기가 극히 힘들지. 나는 그걸 잘 알고있소."

"..."

"젠장, 썩어빠진 정신상태가 맞소. 하지만 어쩌겠소? 이것 또한 진실이오."

 

나는 한숨을 내뱉었다.

 

"후우.. 진짜 문제는... 진실을 마주해도, 살아온 관성(慣性)이 있기에, 발버둥 쳐도 삶의 궤적을 바꾸기가 너무 어렵소."

"그렇군..."

"똑똑하고, 의지가 강하고, 생각이 유연한 놈들은 가능하겠지. 그런 놈들을 뭐라고 부르는 줄 아시오? 세상은 그런 놈들을 잘난 놈들이라고 부르오. 잘난 놈들이 왜 잘난 놈들이겠소? 변화라는 어려운 짓을 척척 해내니 잘난 놈들인 것이오."

 

피 관주는 어느 순간부터 묵묵히 들어주고만 있었다.

답답하거나 나무란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그 모습이 용기를 주었던 것 같기도 하다.

 

"나도 변하고 싶소. 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소. 그래도 나를 속이기는 싫소. 어쩌면 그대는 이런 나를 읽었는지도 모르겠군."

 

피 관주는 빙긋 웃었다.

그가 말했다.

 

"성미산 독서 모임에 온 것을 환영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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