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펌] 오늘의 무협용어 25. 무협 고수들은 왜 검을 쓸까?

웹소설 연구 등/웹소설 연구_무협

by 전생검신 2022. 10. 25. 09:04

본문

출처: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tgijjdd&no=420321&search_pos=-412181&s_type=search_name&s_keyword=.EB.AC.B4.EC.A7.84.EC.9E.A5.EA.B0.95.EB.A3.A1&page=1 

 

오늘의 무협용어 25. 무협 고수들은 왜 검을 쓸까? - 웹소설 연재 마이너 갤러리

무협용어는 아니고 그냥 써보는 잡담임.예로부터 무협 소설에 내려오는 명언이 있음백일창 천일도 만일검이라고.창은 백일이면 숙달할 수 있어서 하수고 도는 중수, 검은 만일이나 숙달해야 하

gall.dcinside.com

 

1

무협용어는 아니고 그냥 써보는 잡담임.

 

예로부터 무협 소설에 내려오는 명언이 있음

 

백일창 천일도 만일검이라고.

 

창은 백일이면 숙달할 수 있어서 하수고 도는 중수, 검은 만일이나 숙달해야 하는 어려운 무기이니 만병지왕이라는 소리임.

 

이게 진짜일까?

 

아, 물론 숙달 기간은 대충 맞다고 보면 됨. 창은 비숙련자들도 조금 훈련하면 전쟁에서 병과로 쓸 수 있을 정도로 초심자에게 유리한 무기임.

 

적과 거리가 떨어진 상태에서 쉽게 공격할 수 있는 무기가 창이니까. 괜히 원시시대때부터 쓰인게 아님.

 

그럼 검은 어떨까? 검이 진짜 만병지왕일까?

 

글쎄요. 내 생각엔 아니올시다임.

 

 

1. 검의 탄생과 몰락

 

무기란 건 결국엔 전쟁에서 쓰이기 위한 병기였음.

 

원시시대 돌칼부터 구리-청동 무기, 그리고 철제 무기까지 전부 작거나 크거나 전쟁을 위해 만들어지고 발전해왔음.

 

처음에는 날카로운 칼날을 장대에 엮어서 창을 만들어 싸우다가 기술이 발전하면서 큰 칼날을 만들 수 있게 됨.

 

돌칼도 큰 날이 있긴 했지만, 금속을 다루기 시작한 이후로 우리가 생각하는 장검이 나오기 시작함.

 

그런데 '검'이라는 무기는 굉장히 과도기적인 무기임.

 

쓰기 편하라고 길고 양날로 만들어놨지만, 야철기술이 발달하기 전까진 이런 길고 얇기만한 무기는 내구성이 극히 취약했거든.

 

거기다 양날로 쓰겠다고 칼날 양쪽을 갈아놔서 두께가 얇아지니 더 내구도가 떨어지고.

 

무림인들처럼 천옷만 입고 다니는 상대한테는 쓸만했겠지만, 전쟁에서 갑옷 입고 있는 적들한테 몇번 쓰다보면 휘거나 부러지는 약한 무기임.

 

그래서 전쟁터에서 검이 제식 병기로 사용된건 춘추전국시대~진/한시대까지임.

 

당장 후한 시대에 들어서면 병사들의 무기가 죄다 검에서 외날도로 바뀜.

 

생각해봐. 삼국지에서 양날 검 쓰는 애들 얼마나 됨?

 

유비의 쌍고검(자웅일대검은 일본놈들이 바꿔놓은 이름)도 정사에선 코빼기도 안나오고 의천검, 청공검 다 연의에서만 나오는 거임.

 

괜히 관우, 장비, 여포, 조자룡 이런 애들이 창들고 다니는게 아님.

 

결국 검은 짧은 시기만 쓰였던 과도기적 무기라는 게 내 결론임.

 

 

2. 검이 가지는 의미

 

물론 그렇다고 검이 하꼬 무기라는 건 아님.

 

춘추전국시대부터 명검은 성 하나를 주고도 못사는 귀한 보물이었고, 당장 우리가 국사책에서 배우는 것처럼 주술적인 의미가 큰 무기였음.

 

그래서 실용적인 의미로 검이 사용되지 않게 된 이후로는 보통 의례적, 장식적, 보물의 의미를 가지고 검이 생산되고 보관되어 왔음.

 

서양은 좀 이야기가 다른데, 로마의 주력 무기였던 글라디우스-스파타가 게르만으로 전해져서 바이킹소드-아밍소드로 이어지고,

 

여기에 기독교의 십자가 상징이 의미부여가 되어서 검이 그냥 무기의 중심이 되어버림.

 

물론 서양에서도 색스 같은 외날도가 자주 쓰였지만, 검이 가지는 의미를 이겨내지 못함.

 

여튼 후한 이후로는 검은 실전 무기라기 보단 의장용 무기로 사용되기만 함.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검이 가진 주술적 의미임.

 

중국의 도교는 한나라 때 장릉이 만든 오두미교가 장각이 만든 태평도(황건당)를 흡수하면서 체계를 정립했음.

 

그래서 중국의 도교를 살펴보면 신선들의 위계서열이 한나라 관직 순이라던가, 주문에 '급급여율령'처럼 한나라 행정 용어를 쓰는 경향이 많음.

 

보통 중국 도사 영화보면 복숭아 나무 검을 많이 쓰지? 이것도 한나라때 제식 병기가 아직 검이던 시절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거임.

 

훗날 무협 소설의 도가문파 사람들이 검에 죽고 못사는 이유에 이것도 있다고 봄. 도사가 외날칼 쓰면 없어보이니까.

 

 

3. 무협소설에선 왜 검이 쓰이는 걸까?

 

 

2

한나라 때 이후로 제식무기가 검이 외날직도로 바뀌고 송나라 때가서는 날이 넓고 칼날이 곡선을 그리는 대도/박도로 바뀜.

 

당연히 칼날이 넓고 곡선을 그리면 파괴력이 상승됨. 거기다 정글도처럼 풀을 자르거나 나무를 할때고 쓸모가 있고.

 

 

3

송나라 때 쓰던 대도. 사람 목 하나는 뎅겅뎅겅 썰거 같음.

 

자, 그런데 왜 무림인들은 이런 효율적인 무기를 놔두고 왜 검을 쓸까?

 

멋져서? 뽀대나서?

 

아니다. 관에서 금지시켰기 때문임.

 

'계투'라는 걸 들어본 웹붕이들 있을 거임. 중국의 민간인들이 벌이는 패싸움인데 그 규모가 수만 정도라고 하니 ㅎㄷㄷ함.

https://namu.wiki/w/%EA%B3%84%ED%88%AC

 

이런 계투를 관에서 다 막을 수는 없었으니, 일단 법령으로 무기를 금지해버린 거임. 언발에 오줌누기지만 이거라도 해야지 어쩌겠어.

 

대도/박도 같은 군용무기는 당연히 허용이 안되고, 실전에서 실용성이 극히 떨어지는 검이 그나마 허용이 된 거임.

 

사실 검도 불법이나 마찬가지였음. 일반인들은 무기 휴대가 허용이 안돼서 눈썹까지 오는 길이의 지팡이를 호신무기로 들고 다녔음

이게 바로 제미곤이고, 소림 곤법의 기원이 되는 무기임.

 

여튼 나름 관과 우호적이고 준법정신이 투철한 정파인들은 검을 선호하게 됨. 그나마 들고 다닐 수 있는 무기가 검이었으니까.

 

그 외엔 판관필이라던지 불장, 철부채 등 겉으로 보기엔 무기같지 않은 걸 호신용으로 들고 다닌 거고.

 

반대로 관이고 법이고 ㅈ까 우리는 오늘만 산다! 하는 사파나 흑도무리는 당연히 검보다 실용적인 대도나 도끼, 창을 마구 들고 다닌거임.

(여기서 내가 하북팽가를 한번 더 까는 게 이놈들은 정파라는 놈들이 도를 들고 다님.)

 

무협의 사파에 가까운 수호전 등장인물 중에서도 검을 쓰는 사람은 손에 꼽음

 

금검선생 이조나 도사 공손승, 주무(얘도 도사+책사라서..), 황신, 포욱, 마린(쌍검) 정도가 다임. 108명 중에 이정도면 굉장히 적은편. 거기다 주무기로 검 하나만 쓰는 애들은 더 적고.

 

 

4. 결론

 

고고한 무림의 절대 지존이 들고다니는 검... 그것은 그냥 불법을 피하기 위한 눈가리고 아웅 무기였구여....

 

사실 우리나라도 조폭들이 K2나 M16들고 다니진 않잖아. 기껏해야 사시미칼이지.

 

이런 현실적인 한계 + 도교의 상징적인 의미가 합쳐져서 무협이라는 장르에서 검이 눈에 띄게 활약하게 된 걸로 보임.

 

짤막하게 쓰려다가 쓰다보니 길어졌네

 

오늘의 설명 끝~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