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지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보자(기본편)
- 웹소설 연구_작법
- 2024.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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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는 작가의 지능을 넘을 수 없다.'
이거 자꾸 여기저기서 들려서 함 써봄. 이게 기다 아니다를 따지려면 일단 지능캐 만드는 과정을 알아야 될 것 아님.
※주의 : Lv0 망생이는 참고만 하자.
아예 완전히 기초도 없는 지망생이 쓰기엔 지능캐라는 소재는 좀 어렵다.
평범한 캐릭터에 비해 사고과정이 복잡하고, 그 복잡한 사고과정을 합리적으로 독자들에게 전달해야 되기 때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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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능적인 캐릭터 만들기(기본)
이건 생각보다 쉽다. 기술적인 부분임.
글을 진행하다보면 캐릭터는 난관이라던가, 어떤 판단이 필요한 상황에 자주 빠지게 되는데. 이때 캐릭터가 사고하는 방식을
지능적으로 보이도록 설득력 있게 전달하면 됨.
가장 쉬운 방법은 '캐릭터가 정보를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의 특별함을 부각하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예를 들어보겠음.

[상황] : 대장간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남. 경비대는 포기. 주인공이 범인 찾아야 함.
1. 냉정한 사고, 관찰력등은 지적인 캐릭터로 보이게 하는 요소다. 남들이 찾지 못한 정보를 얻는 모습.
***
- '발자국. 추적할 정도로 남아있진 않지만 족적 정도는 확인 가능하군.'
- '발끝이 향하는 방향을 보면 이쪽을 바라보고 서 있었고, 아마 이쯤에 머리가 있었을.... 음? 이건, 머리카락인가? 긴 금발이라.... 키가 크셨군. 이 정도에 머리가 걸릴 정도면.'
***
2. 똑같은 정보를 얻어도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은 것을 알아내는 모습. 이때 사고 과정을 단계적으로 표현해서 독자들도 따라서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과정이 '작가가 설정하기 나름'이라는 것. 맘대로 짜 맞추되, 누구나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
- '먼지 투성이 대장간의 바닥이 보일 정도로 깊고 큰 발자국이 하나. 흔적만 겨우 남을 정도로 얕은 것이 하나. 흉수는 둘, 체격이 다르고.'
- '머리카락의 인장력으로 보아 엘프의 것. 가벼운 발자국이 엘프라면, 다른쪽은 같은 엘프라고 보긴 어렵겠군. 미숙한 엘프는 숲에서 나올 수 없으니.'
- '타종족과 어울리지 않는 엘프가 다른 종족과 함께 어울린다. 그것도 살인 사건에. 이런 경우는.... 수행을 나온 엘프가 모험가들과 파티를 이뤘을 가능성이 가장 높지.'
- '운이 없게 질 나쁜 이들을 잘못 만났나 보군. 유독 이 자리에만 흔적이 남아있는 것도, 흉수가 손을 쓰는 순간에 그들끼리 다툼이 있어서가 아닐까. 애초에 정말로 죽이진 않을거라고 알려줬다거나.'
***
3. 그렇게 관찰, 추론한 정보를 취합해 결론을 내리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지적인 능력을 보여주는 캐릭터' 완성.
***
- "긴 금발의 엘프가 포함된 파티, 그중에서도 결성된지 얼마 안된 모험가 파티를 찾아보십시오. 청부 살인과 같은 음성적인 의뢰는 길드측에서도 좋아하지 않으니 적극 협조해 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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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런 식임.
복잡해 보이지만 의외로 쉽다. 애초에 작가가 처음부터 과정과 결론을 만들고, 그걸 숨긴 다음, 작중 인물이 찾게 하는 방식이기 때문임.
[뚱뚱한 인간과 엘프 2인조가 대장장이를 살해했다] 는 정답을 만들어 놓고 그 정답을 추측할만한 단서를 주인공이 찾게 하면 되니까. 이건 위와 같이 즉석에서 예시로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로 쉬움.

*(중요)지능적인 캐릭터 만들기 실패 사례
사실 위와 같은 정보형 캐릭터는 대부분 지능캐를 묘사하는 상황에 사용됨. 문제는, 그걸 독자도 납득할 수 없을 정도로 허술하게 하면서 발생함.

- '발자국이다. 깊은 것 하나, 얕은 것 하나! 흉수는 엘프와 인간 2인조 모험가다!'
이런식으로 중간의 복잡한 과정을 건너뛰고 정해진 답으로 직행하는 경우가 대표적인데, 이렇게 관찰한 정보->즉시 결론이 될 경우 독자들은
[왜 엘프랑 인간임? 그냥 체중이 좀 다른 2인조 아님?]
[왜 모험가 파티임? 2인조 암살자일수도 있는 것 아님? 술취한 노숙자 둘이라던가?]
이런 거부반응을 보인다. 충분히 귀납적인 사고 과정이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임. 여기서 더 나아가
-'오오오! 과연 그렇군요! 경비대를 불러 2인조 모험가 파티를 수배하겠습니다!'
같은 주변 반응까지 이어질 경우.
[쟤들은 왜 저런 허술한 가정에 납득함? 전부 병신인가?]
[이거 멍청한 주인공에 더 멍청한 조연만 가득한 글이구나]
로 이어지게 되며, 그 화의 댓글에 '역시 캐릭터는 작가의 지능을 넘을 수가 없네' 같은 댓글이 달리게 되는 것이다.
전혀 지능적으로 보이지 않는 상황인데 글 내부에서 인물을 천재적이라 치켜세울 경우, 반대급부로 세계관 전체의 지능이 떡락하게 되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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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 정도가 좀 쉽게 인물의 지적인 면모를 전달하는 방법이 아닌가 싶음.
상황에 따른 인물의 행동을 통해 '얜 머리가 좋구나~'라고 납득하게 하는 것.
그런데 하는 짓은 평범한데 어딜가나 '천재다!' '오오, 어떻게 그걸 그렇게!' 같은 반응이 나오게 되면
[아아, 이것은 투석이라는 것이다. 돌을 던지지.]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간결하고 강한 공격이! 이런 건 처음 봤어!]
같은 식으로 납득이 안되는 걸 이야기 속 인물들이 납득하는 것으로 보이며 죄다 멍청해 보이게 되는 것이다.
캐릭터의 지능은 작가의 어쩌고~ 하는 악플은 대부분 이런 경우에 발생함.
보다시피, 작가의 지능이 좋아야 하는 것보다는 글을 조리있게, 설정한 상황을 누구나 납득할 수 있게 풀어내는 능력이 더 좋아야 하는 쪽에 가까움.
지능X
필력O
충분히 숙달되면 누구나 쓸 수 있는 기술적인 부분이라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작가의 지능이 어쩌구 하는 악플은 그냥 '글 존나 못썼네' 정도의 흔한 악플로 받아들이면 된다는 것이다.
머리가 나빠서 못쓴다- 같은 생각은 할 필요가 없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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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캐의 '기본'까지는 그렇다. 기본까지는.
독자들이 '얜 머리가 좋네~' 라고 생각하게 하는 정도까지는 그렇다는 얘기임.
여기서 더 나아가, 한 편이 끝날 무렵에
'와.... 오.... 아니, 아니 이걸, 이런 미친...?'
같은 반응을 독자들에게 불러일으키는 '주인공의 지적 능력이 글 전체를 캐리하는 수준'까지 가려면,
솔직히 거기서부터는 작가의 머리가 좀 원활하게 굴러가야 할 필요가 있음.
이 영역에선 지능이 어쩌고 하는 악플이 안 달린다. 보통은 '전개가 난잡해서 이해하기 힘드네요' 나 '이거 뭐라는 지 이해한 사람...?' 같은 순한 댓글이 따라옴.
이러한 심화편, [슈퍼 지능캐를 만들어보자]는 너무 길어졌으니까 다음에 다뤄보겠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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