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팁?) 헌터물의 전환과 연독이 낮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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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명확한 팁이라긴 뭣하고.. 그냥 개인적인 생각과 분석임.

그래도 한 번쯤 곱씹어볼만한 주제라고 생각해서 글써봄.

 

 

흔히 헌터물은 전환율과 연독이 낮다고들 하잖아?

이게 왜 그런지 생각을 좀 해봤어.

 

근데 내 생각에는 '소재'의 문제가 굉장히 큰 거 같다.

 

헌터물은 유독 주인공의 특별한 능력, '소재'에 치우치는 작품이 많아.

 

나 혼자 마나 무한, 경험치 O배, 자동사냥, 근력 뻥튀기 등등.

 

이 '소재'라는게 잘만 선택하면 시작부터 독자님들의 흥미를 확 잡아끌 수 있는건 맞아.

 

와씨 주인공 마나 무한? 파이어볼만 배워도 혼자 개뚜까패고 다니겠네? 사이다 개꿀잼 예약아님?

독자님들이 기대감이 안생길 수가 없지.

 

근데 독자님들이 이걸 기대하는거 까진 괜찮은데 글쓰는 작가가 여기에 매몰되면 안됨.

 

이 소재라는 것들은 기본 구조 자체가

 

- 주인공이 희귀능력을 각성함

- 그 능력으로 던전에서 활약함

- 보상받음. (돈 or 경험치 or 소재와 관련된 새로운 능력 etc)

 

이런 식이 될 수 밖에 없는데, 이건 K웹소설의 전형적인 성장-보상 구조란 말이지.

근데 이 성장-보상 구조가 중요한건 맞는데 이게 연독을 보장해주진 않아.

 

단기적인 뽕맛, 성장쾌감을 주는건 쉽지만 이걸로는 연독이 한계가 있어.

 

이 '소재' (와 연관된 성장-보상 사이클) 과 별개로 메인 스토리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

그리고 주인공인 이 메인 스토리 위에서 놀면서 소재를 활용하고 주변의 찬사를 받고 보상을 받는 쪽으로 나가야 함.

 

근데 대부분 연독이 박는 헌터물들은 메인스토리 자체가 흐릿해.

주인공이 특별한 능력을 얻고, 그 능력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 게이트를 돌고 던전을 부숴.

 

이거는 메인스토리가 아니야. 소재에 따라오는, 소재만을 위한 서브스토리지.

서브스토리만으로 글을 이끌어나가면 중간이 탁탁탁 끊어질 수 밖에 없음.

 

- E급 게이트 깨고 성장, 보상, 주변의 찬사.

- 길드들의 영입 제안

- D급 게이트 깨고 성장, 보상, 주변의 찬사.

- C급 게이트 깨고...

 

중간중간에 자잘하게 적대 길드와의 갈등 같은걸 집어넣어도 마찬가지임.

커다란 메인 스트림이 없으면 결국 분절되는 형태를 띄게 됨.

 

이러면 성장-보상 뽕맛이 조금이라도 애매해지면 독자님들이 주루룩 빠진다.

역으로, 메인 스토리가 흐릿한 작품이 독자님들 빠지는걸 막기 위해서 성장-보상을 과다 투입하잖아?

그럼 유료 가기도 전에 이미 주인공이 지구 최강에 근접함ㅋㅋㅋㅋ

 

이런 딜레마가 생겨.

 

특히 헌터물은 지망생이나 초보 작가님들이 많이 손대는 장르라서 이런 문제가 더 부각이 됨.

메인 스토리보다는 주인공의 특별한 능력에 치중했다가 말아먹는다는 거지.

 

그래놓고 '아 ㅅㅂ 이 소재가 아닌가?' 이러는 일이 많은거 같다.

사실 소재는 문제가 아닌데 말이지.

 

반대로 성장-보상 뽕맛을 좀 줄이더라도 작품 초반부터 메인 스토리와 컨셉을 확실하게 잡으면 연독이 안 무너진다

당장 주인공이 5화 내에 무슨 폭렙하고 새 능력 얻고, 10화 내에 무슨 등급이 되고.. 이런 건 진짜 생각보다 훨씬 안 중요함.

 

나혼렙까지 갈거도 없고 비교적 최근 작품들..

나는 특히 ㄲㅉㄲㅉ 작가님 태양광 헌터는 국정원 소속 << 이걸 참고를 많이 하라고 말하고 싶다.

 

이 작품이 희대의 명작이다 그런 말 하는거 절대 아님.

당연히 단점도 있지.근데 이 작품은 여러 단점들을 전부 무마할 정도로 큰 장점이 있어.

 

이 작품의 장점은 주인공의 소재 컨셉도 훌륭하지만 메인 스토리가 확실하다는 거임.

극 초반부터 메인 스토리를 확 때려박고 계속 독자님들한테 메인 스토리의 중요성과 진행 경과를 이야기해주거든.

 

근데 이게 독자님들을 엄청나게 많이 견인해.

 

ㅊㅇ 작가님의 경험치 10만배도 그렇고

ㄷㄷㅌ 작가님의 킬더히어로도 마찬가지야.

 

주인공만의 특별한 능력은 능력대로 가고, 여기에만 의존하지 않고 별개의 굵직한 메인 스토리가 있어.

이걸 초반부터 빨리 투입해서 계속 독자님들한테 주입시키고 궁금증을 유발해.

 

일종의 투트랙 전략이란 말이지.

 

진심으로 말하는데 소재에만 의존하면 거의 100% 확률로 망한다.

유료가기 직전에 엎어지거나 or 유료 넘어가서도 100화 이내에 구매수 100~200 찍히는 경우가 수두룩해.

 

소재는 결코 중요한 게 아니야.

이색적인 소재 X 흥미로운 메인 스토리가 콜라보해서 잘 어우러지면 금상첨화겠지 당연히.

 

근데 소재가 좀 평범해도 메인스토리만 흥미로우면 된다.

이게 금강 선생께서 주구장창 말씀하시는 '글을 이끄는 힘'임.

 

 

 

그럼 여기서 이야기를 돌려보자.

판타지, 무협하고 헌터물의 차이가 뭘까?

 

판타지나 무협은 헌터물만큼 주인공만의 특별한 능력에 목매는 경우가 잘 없어.

사실 세계관 자체가 그러기 힘든 구조거든.

 

상태창? 판타지라면 가능할지 몰라도 무협에서는 정말 써먹기 힘들지.

언제 어느때건 때려부수면 경험치랑 보상을 제공하는 게이트? 판타지/무협지에는 거의 없지.

속성으로 빠르게 강해지는 스킬 시스템? 그런 거도 거의 없지.

 

특별한 소재 or 능력 자체만을 위한 서브스토리가 나올 여지가 적다는 거지.

 

그러다보니 판무를 쓰려면 결국 메인스토리를 세세하게 짜고 극 초반부터 계속 주입을 시켜야 됨.

아니면 아예 판무 세계관을 헌터물식으로 변용해야 하는데.. 이건 괴리감이 심해서 시도하기 어렵지.

 

그래서 지망생이나 초보 작가님들이 판무를 쓰기 엄청 어려워하는 거임.

메인스토리 구상이 힘들어서.

 

근데 결국 웹소설도 소재빨이 아니라 메인스토리 빨임.

 

 

 

 

결론적으로...

 

판무 장르가 헌터물에 비해서 무조건 전환률/연독이 높은게 아니라

'메인 스토리가 흐릿한 헌터물 or 소재에 과하게 치중된 헌터물'이 전환률/연독이 뒤처진다는 거지.

 

이걸 생각을 좀 하면서 헌터물을 쓰면 좋을거 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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